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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수장 맞은 의협…의·정 강대강 대치 어떻게 풀까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임현택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향후 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이촌동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제42대 의협 회장 선거 결선투표 결과를 공개했다.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임현택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향후 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그 결과 기호1번 임현택 후보가 2만1646표(65.43%)를 득표하면서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됐다.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1만1438(34.57%)표를 얻는데 그쳐 고배를 마셨다. 일차투표에서 낙선한 후보들이 얻었던 1만1807표의 80% 이상을 흡수한 모습이다. 이에 의협 선관위는 임현택 후보에게 당선증을 수여하고 그를 제42대 회장으로 확정했다.임현택 신임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당선의 기쁨은 전혀 없다. 회원들의 기대와 저의 책임이 어깨를 짓누른다. 그러나 (회원들이)저를 믿어줬으니 반드시 감당해 내겠다"며 "지금 의료계가 해야 할 일은 전적으로 전공의와 학생들을 믿어주고 그들에게 선배로서 기댈 수 있는 힘이 돼주는 것이다. 그리고 적절한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정부가 원점에서 재논의를 할 준비가 되고, 전공의와 학생들도 대화의 의지가 생길 때 그때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장이라는 직책은 의료계를 지휘하는 보스 역할이 아니라 의사들의 의견을 대리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회원들이 준 무거운 믿음 아래 앞으로 3년간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후보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임현택 회장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과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대표로 있다. 이와 함께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부이사장, 금융위원회 자문위원, 대한의사협회 수석 기획이사 등을 역임했다.임현택 회장은 앞선 선거에서도 의사 권익을 위한 투쟁을 공약으로 세우던 후보였고, 이는 이번 선거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후 의사면허 취소법, CCTV 설치 의무화법 등이 통과·시행된 만큼, 난이도가 더욱 올라간 상황이다.또 의협 회장 당선 시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밝혀 그 시기와 규모에 각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임현택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을 보면, 여러 전략적인 방법으로 대정부 투쟁 방안을 체계화해 협상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망가진 의료 시스템을 되살리는 것과 새로운 의료제도를 구축하는 것, 두 가지 관점에서 공약을 소개했다.구체적으로 ▲제대로 된 협상 방안 마련을 통한 의료 수가 현실화 ▲감염병 예방·관리에 집중된 보건소 보건지소의 기능 재정립 ▲사무장 병·의원 문제 ▲중증 보상 강화를 통한 의료전달체계 재확립 등을 강조했다.이와 함께 ▲ 의학정보원 설립 ▲당연지정제를 폐지 ▲선택분업 추진 ▲의사면허 취소법 개정 및 면허관리원 설립 ▲CCTV 설치법 개정 ▲임의비급여 문제 해결 ▲PA 역할 재정립 ▲국민건강보험에서의 한방 보험 분리 ▲특별사법경찰법 저지 ▲의료사고에 대한 면책 특례법 입법 등을 제시했다.의협 내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공약도 내놨다. 의협 내에 분야별 전문가를 기용하고 성과 지표 및 책임 실명 제도를 도입해 조직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내부 불합리한 제도들을 개선하고 지속·전문적으로 기능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목표다.또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고 민원 해결을 강화하는 등 회원 참여 유도하겠다는 공약도 담겼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상시대응팀 운영과 함께 심사결과책임제를 도입해 환수를 부당한 환수를 막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신임 회장 공약집젊은 의사 공약과 관련해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를 정식 의협 산하단체로 등록해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를 통해 의사 국가시험 실기 평가 기준 공개 및 필기시험의 출제, 이의제기 과정을 모두 투명화하는 등 의대생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또 의대 교육 과정에 의료제도 및 의료 현실에 대한 부분을 추가해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의와 관련해선 근무시간 단축 및 적정 보상을 강조하는 한편, 전공의 대의원 수를 공평하게 배정하겠다고 밝혔다.대정부·대외기관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공약도 있었다. 국회 상시 파견단을 구성하고 법안의 발의·상정 이전 단계에서 대응이 가능한 입법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정부 기관에 대해서도 직접 소통·대응하는 상시대응팀을 구성해 발 빠르게 대처하는 한편, 의료계 요구 사항을 입법 추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의대 증원으로 인한 정부·의료계 대치로 의사에 대한 인식이 실추된 것과 관련해, 여러 매체를 통한 홍보를 이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정부·의료계 강대강 대치 상황에서 신임 회장의 행보에 각계 관심이 쏠리는 한편, 의료계에선 현 상황을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여전하다.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일차투표 투표율에 근접한 결선투표를 경험하니 낯선 느낌이다. 이는 회원들의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위기감에 각 캠프가 결선투표까지 최선을 다한 것이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며 "다만 회원들의 기대에 미치기엔 정부가 너무 강경한 태도여서 우려스럽다. 결국 의협 집행부의 역할은 투쟁 이후 협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정부 입장을 볼 때, 협상 결과가 전공의·의대생들을 만족시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당선발표 이후 5월 취임까지 한 달 넘게 남아 있는데 그때까지의 투쟁을 비상대책위원회에 맡길지, 아니면 새 집행부에 이임해 투쟁할지에서도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한편, 의협 역사상 최초로 전체 전자투표로 이뤄진 이번 선거는 일차투표에서 전체 선거인 5만681명 중 66.46%인 3만3684명이 참여해 역대급 투표율로 주목받았다. 결선투표 역시 전체 선거인 5만681명의 65.28%인 3만3085명이 투표에 참여해 정부 의료정책에 대한 투쟁 열기를 재확인한 모습이다.
2024-03-26 20:05:32병·의원

렉라자 성과 거둔 유한양행…새 파이프라인 확보 박차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폐암 신약 렉라자로 성공을 맞본 유한양행이 제2의 렉라자를 찾아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미 지난해 4000억원 넘는 규모의 라이언스 인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에도 2000억원 규모의 라이언스인 계약을 체결하면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데 분주한 모습이다.유한양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형 라이언스 인 계약을 체결, 파이프라인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7일 유한양행은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 카나프테라퓨틱스와 SOS1 저해 기전의 항암제 후보물질(이하 SOS1 저해제)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에 진행된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바이오벤처 2개사가 공동개발한 SOS1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화합물의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전세계 독점적 전용실시권을 행사하게 됐다.실제 총계약 규모는 계약금 60억 원과 향후 개발, 허가 및 매출액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2,080억원(순매출액에 따른 경상 기술료 별도)에 달한다.이번에 유한양행이 기술이전한 SOS1(Son of Sevenless homolog 1/소스원 단백질) 저해제는 KRAS 저해제나 EGFR 저해제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이다.이번 계약이 눈에 띄는 것은 유한양행이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파이프라인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미 지난해 5월 유한양행은 총 계약 규모 4000억원이 넘는 제이인츠바이오와 표적치료제 'JIN-A04'의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해당 계약은 계약금 25억원, 개발과 허가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2946억원,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 1327억원 등 총 4298억원 규모였다.유한양행이 도입한 JIN-A04는 비소세포폐암의 HER2유전자를 타깃하는 경구용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신약후보 물질로 현재까지 이를 타깃하는 승인된 경구용 항암제는 없다. 비임상에서 효과도 확인했다.이에 앞선 지난해 4월에는 다중 표적 항체 기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젠의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오픈이노베이션에 힘을 실기도 했다.아울러 이미 유한양행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알레르기 질환 신약 후보물질(GI-301)을 도입한 바 있으며, 에이비엘바이오 등으로부터 다양한 질환의 신약후보 물질을 도입한 상태다.이같은 파이프라인 확보는 결국 최근 FDA 허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렉라자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다.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도입한데 지난 2018년 얀센에 12억5500만달러(1조4047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성과를 거뒀다.특히 렉라자는 국내 개발 31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2차 치료제에 이어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됐다.미국 진출의 경우에도 현재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이 FDA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한편 이번 계약 체결과 관련해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이번 계약 체결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제2, 제3 렉라자의 개발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 빠르게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앞으로도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4-03-08 05:30:00제약·바이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들 "오늘부로 동맹휴학계 제출"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오늘(21일)부로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들이 동맹휴학계를 제출한다고 밝혔다.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대표 40인은 21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타당성과 실효성이 결여된 정책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의대생 학생 대표들은 "최근 정부의 행보를 보면 OSCE(실기시험)이 없었던 80년대로 의학교육을 퇴보시키려고 한다"고 우려했다.흔히 실기시험이라고 하는 OSCE는 국소마취, 상처부위 소독 등 실제 의료행위를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지 평가하는 시험. 이를 통해 의학교육의 질이 높아졌는데 2천명 의대증원은 이를 불가능하게 하는 행보라는 지적이다.이들은 "정부가 3000명에서 5000명으로 의대정원을 확대하고 의사를 날림으로 배출하려고 한다"면서 "실력없는 의사가 배출될 경우 발생할 혼란과 국민들의 피해를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환자들은 날림으로 배출된 의사의 진료와 치료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당부.현 정부는 경찰을 투입해 학교 측에 학생대표의 전화번호를 요구하고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군사독재정권 시대를 연상케하는 비민주적 조치와 강압적인 명령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들은 "타당성과 실효성이 결여된 2천명 의대증원 정책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철회해 달라"면서 의과대학 학장들의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의대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마련을 요구했다.전국 40개 의과대학생들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동맹휴학계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2024-02-21 12:32:13병·의원

인턴 3258명 모집 돌입…비수도권 정원 비율 조정 먹힐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국 수련병원들이 24일부터 인턴 모집에 돌입했다. 올해 인턴 모집은 레지던트와 마찬가지로 수도권-비수도권 정원 비율을 조정해 선발하는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비율을 기존 6:4에서 5:5로 조정하는 안을 발표, 앞서 레지던트 모집에서 적용한 바 있다. 인턴 또한 동일하게 조정된 정원을 반영해 선발에 나선다. 24일 수련병원 교수들은 올해 인턴 모집에선 예년 대비 지방 대학병원 지원율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도권 대비 지방 수련병원의 인턴 지원율은 저조했다. 만약 지방 수련병원 인턴 정원을 무난히 채울 경우, 복지부가 추진한 전공의 수도권-비수도권 정원 비율 조정과 연계해 볼 수 있다.수련병원 교수들이 지방 대학병원 인턴 지원 가능성을 높게 보이는 이유는 앞서 실시한 레지던트 모집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복지부는 수도권-비수도권 레지던트 정원 비율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목 이외에도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소위 인기과로 통하는 진료지원과목 정원도 함께 적용했다.다시말해 지방 수련병원에 인기과 정원이 늘어난 셈이다. 향후 인기과 레지던트를 목표로 하는 지원자들이 경쟁을 피해 지방을 택할 수 있다는 게 일선 교수들의 전망이다.수도권 한 수련이사는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올해는 지방 수련병원에 인턴 지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인기과를 원하는 학생들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방 국립대병원 교수 또한 "앞서 레지던트 모집에서 인기과 정원이 늘어난 것을 확인한 학생들이 이를 고려해 지원할 수 있다"면서 인턴 모집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또한 최근 몇년 간 지방 의과대학이 지역인재 특별전형 정원을 대폭 늘린 것도 인턴 지원율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정부가 말하는 지역 의료인력 확충방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충북지역 한 교수는 "부산대 등 지방의대가 실시하는 지역인재 특별전형 제도가 무르익으면서 올해 인턴 모집에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3년도 인턴 전기모집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접수를 마감해 면접 및 실기를 거쳐 1월 3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2024-01-25 05:30:00병·의원

의대증원 갈등 속 '입 닫은' 의정...현안협의체 '풍전등화'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보건복지부가 전공의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의정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사단체 총파업 등 단체행동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정확한 의대증원 규모가 결정되지 않은 만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단체행동에 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의사인력 확대와 관련된 논의에 집중했지만, 발표 시기가 임박한 만큼 양측 긴장감은 고조되는 모양새다.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24일 서울 달개비에서 제26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했다.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24일 서울 달개비에서 제26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하고 의학교육 내실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보건복지부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전공의 총파업 관련 질문에 "오늘 협의체에서 의료계 단체행동과 관련된 안건은 논의되지 않았다"며 "복지부는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 그대로다. 추가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서정성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는 "대한전공의협회가 밝힌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이 자리에서 전공의들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며 "대전협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아니지만 전공의 목소리가 정확히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충분한 교수 확보 및 임상 실습 교육 강화 등, 의학교육 내실화 집중"이날 의료현안협의체에서는 의학교육 내실화 및 질 담보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었다.협의체에는 의학교육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누기 위해 처음으로 교육부 인재 양성 정책과 조진행 사무관과 우성진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이날 우성진 비대위원장은 의학교육 질 담보를 위해 충분한 인프라 및 교수 인력 확보, 임상 실습 교육의 강화, 의학교육 평가인증 제도 내실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또한 의대 증원이 전공의 수련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수련 교육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을 위해 근무시간 단축 등 근무 여건 개선뿐 아니라 실습 교원의 다양화 및 질 제고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복지부는 ▲의대 교육 연차별 인프라와 및 교육 프로그램 등 분석 ▲의학교육 평가 인증 기준 개선 ▲교수 인력 확대 ▲필수의료·지역의료 관련 현장경험 및 핵심역량 습득지원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김한숙 과장은 "의학 교육 질을 유보하기 위해서는 물적·환경적 개선뿐 아니라 교육과정 개편과 교수 확보 등 질적 개선도 중요하다"며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충분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적 투자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이날 의료현안협의체에서는 의학교육 내실화 및 질 담보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었다.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학 교육 질을 유보하기 위해서는 물적·환경적 개선뿐 아니라 교육과정 개편과 교수 확보 등 질적 개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0개 의과대학 실습교육 제각각...'의학교육 표준화 시급'또한 의정은 현재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진행되는 의학교육의 표준화 추진에 공감대를 모았다.서정성 총무이사는 "의대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은 정해져 있는데 실기 교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어 각기 다르다"며 "40개 의과대학이 실기 교육에 있어서도 같은 기준을 마련하고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현재 국내 의학교육은 외국에 비해 전공의를 포함한 의대생들이 충분한 임상 실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지도 교수 또한 교육과 임상을 동시에 책임지다 보니 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이를 개선하는 방안 등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교육부 조진행 사무관 또한 의학교육 일원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복지부와 협력을 통해 좋은 방향을 찾아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김한숙 과장은 "의학 교육 내실화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재정적 지원은 교육부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지만 복지부도 나름대로 병원에 투입되는 재정을 통해 수련 환경 개선이나 의대생을 지원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의과대학 증원과 함께 의학 교육 질을 높이기 좋은 기회"라며 "양측은 의대증원이 일방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정해진 절차를 계속해서 밟겠다"고 덧붙였다.
2024-01-25 05:30:00정책

의사국시 위원장이 수년 째 기출문제 공개 중단 요구 이유는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의사국시 필기시험에서 기출문제 공개의 문제점이 수년 째 제기되고 있다. 컴퓨터 시험 시스템을 연착륙시키려면 기출문제 공개는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박훈기 의사국시위원장은 기출문제 공개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올해 의사국시를 진두지휘한 박훈기 의사국시위원장(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은 17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출문제 공개의 문제점을 짚었다.박 위원장은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아야 컴퓨터 시험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상시 시험체계로 전환하고 문항 수를 줄일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고 말했다.현재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취지에서 국가고시 기출문제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의사국가고시 또한 같은 이유로 공개된다.문제는 기출문제를 공개하는 순간, 컴퓨터 시험 문항의 난이도 등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문제은행을 운영하려고 하더라도 기출문제가 공개되선 곤란하다는 지적이다.박 위원장은 "앞으로는 문제은행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현재는 학생들이 기출문제를 정리한 소위 족보로 암기하기 때문에 문제은행을 도입할 의미가 없다. 이를 개선해야한다"고 했다."의사국시 핵심은…환자진료 실전 역량평가"또한 그는 향후 의사국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밝혔다.박 위원장에 따르면 의사국시는 난이도 높은 문제를 풀 수 있느냐가 아니라 환자에게 치명적인 의학지식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법적으로 독립적인 진료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문항을 출제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그는 "기본적으로 흔하고 중요하면서도 놓치면 안되는 위중한 질환에 대해 출제할 것"이라며 "의대 졸업 후 바로 환자를 진료해도 크게 문제가 없는 능력을 목표로 두고 평가한다"고 말했다.결국 환자진료 실전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의사국시 문항을 고민 중이다.박 위원장은 "족보 위주로 국시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임상실습 과정에서 환자 경험을 쌓아 실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향후 의사국시의 출제 방향성을 제시했다. 
2024-01-18 05:30:00병·의원

24년도 새내기 의사 3045명 배출…국시 합격률 94.2%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2024년도 새내기 의사 3045명이 배출됐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16일 제88회 의사 국가시험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의사국시 최종 합격률은 94.2%를 기록, 전년과 유사하게 나타났다.국시원은 16일 2024년도 의사국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국시원에 따르면 제88회 의사국시에는 전체 응시자 3231명 중 3045명이 합격했다. 수석합격의 영예는 순천향대 정현우 씨가 차지했다. 정씨는 320점 만점에 304점(95점/100점 환산 기준)을 획득했다.앞서 24년도 의사국시 실기 합격률은 95.5%로 전년도 96.2%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필기를 포함한 최종 합격률도 전년도 94.7% 대비 소폭 낮은 94.2%를 기록했다.한편, 의사국시 합격 여부는 국시원 홈페이지(www.kuksiwon.or.kr)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응시자에게 직접 합격여부를 공지했다. 
2024-01-16 18:01:06병·의원

필수·지방의료 살리자…'내과' 전공의 추가모집 이례적 행보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2024년도 전공의 추가모집에 '내과'가 이례적으로 포함됐다.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본부는 1월 15일~16일까지 레지던트 1년차 추가모집 공고에서 내과를 포함한 공고문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내과를 매년 인기과로 분류해 추가모집 대상 전공과목에서 제외해왔다. 하지만 올해 필수·지방의료 의사 양성이 국가적 과제로 급부상하면서 내과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2024년도 전공의 전기모집에서 내과 미달 대학병원들은 패자부활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2024년도 내과 전공의 추가모집 정원( 그래픽: 메디칼타임즈)복지부가 공개한 전공의 추가모집 정원에 따르면 이번에 내과 추가모집을 신청한 수련병원은 총 16개 대학병원으로 탄력정원까지 인정해 내과 전공의 수혈 기회가 될 전망이다.병원별로 정원 규모를 보면 전기모집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가톨릭중앙의료원, 부산대병원은 각각 정원 6명 내걸고 모집에 나선다. 충북대병원도 3명 미달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경북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동아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제주대병원은 각각 정원 2명씩 추가모집을 실시하고, 대구가톨릭대병원, 부산시의료원, 원광대병원, 좋은삼선병원도 아쉽게 놓친 1명의 정원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이어 원주세브란스병원, 전남대병원, 한양대병원, 좋은강안병원은 탄력정원으로 내과 전공의를 수급할 기회를 생겼다.앞서 내과 추가모집을 거듭 요구해온 내과학회도 안도하는 분위기다.내과학회 김대중 수련위원장(아주대병원)은 전기모집 결과, 지방 수련병원의 내과 전공의 미달 현상을 두고 "내과 전공의 2~3명 미달에 따른 여파는 도미노처럼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를 표한 바 있다.이에 대해 지방 국립대병원 한 교수는 "앞서 전공의 전기 모집에서 내과 미달된 지방 대학병원에 큰 활로가 될 것"이라며 "전공의 입장에서도 1년 재수를 하지 않게 되면서 국가적 인력 손실을 막은 셈"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앞으로도 원칙에 얽매이지 않고 추가모집에 있어 탄력적으로 운영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이번 전공의 추가모집은 내과 이외에도 산부인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가정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예방의학과 등 진료과목도 예년과 동일하게 실시한다.  추가모집 접수는 1월 16일 마감, 22일 면접 및 실기시험을 거쳐 1월 23일(화) 합격자를 발표한다.
2024-01-12 11:55:43병·의원

24년도 의사국시 실기 합격률 95.5%…전년대비 소폭 하락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24년도 의사국시 실기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내년도 새내기 의사가 될 응시생 합격률은 95.5%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지난 9월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한 제88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합격자를 1일 발표했다.내년도 의사국시 실기시험에는 전체 3212명이 응시해 3069명이 합격해 95.5%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합격률인 96.2% 대비 0.7%p하락한 수치다.실기시험 합격여부는 국시원 홈페이지(www.kuksiwon.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응시자는 합격자 발표일 5일 이내인 12월 5일 저녁 6시까지 국시원 홈페이지를 통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자료제공: 국시원 
2023-12-01 12:05:59병·의원

의대생부터 의사까지, 6년의 여정

메디칼타임즈=박유진 학생(순천향의대) 총 6년이라는 의대생 생활, 하루로 따지자면 2190일을 지내왔고, 시간으로 따지자면 5만2560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엔 눈물이 날 정도로 재밌는 일들도 있었고, 정말 슬퍼서 눈물이 펑펑 난 적도 있었습니다. 여느 의대생과 다름없이 열심히 공부를 할 때도 있었고 마음껏 놀다가 시험 직전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공부를 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이틀 앞둔 지금 '내가 과연 의사가 될 수 있을까' 혹은 '이제 진짜 의사가 되는 건가', '시험 때 떨지 않고 잘할 수 있겠지?' 등 여러 생각과 고민이 스쳐가며 만감이 교차합니다. 지나갈 것 같지 않았던 6년의 시간이 이렇게 쏜살같이 흘러갔다는 것도 믿기지 않지만 이제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 의사가 된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어깨가 무거워지는 오늘입니다.돌이켜 생각해보면 저의 의대생 시절은 열심히 경험하고 느끼고 기록하며 어떤 의사가 될지 고민하는 시절이었습니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드디어 대학생이 되었다는 부푼 기대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예과생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평소 배우고 싶었던 드럼을 배워보고자 무작정 밴드에 들어가 동기들과 밤새 연습을 하면서 공연 준비를 했던 적도 있습니다. 연습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무대 위에서 연주할 때 느껴지는 전율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글을 쓰고 싶어 들어간 의대생신문에서는 학교 밖 소중한 인연을 쌓을 수 있는 뜻밖의 기회가 되었고 가끔은 글을 쓰면서 하루 종일 쌓였던 케케묵은 감정을 털어내기도 했습니다.예과생 2년동안 젊음과 청춘을 느끼며 (가끔은 음주가무도 곁들이며) 재밌는 나날들을 보내던 중 드디어 본과생이 되었고 수많은 과목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부학부터 시작해서 생리학, 생화학, 미생물학, 약리학까지… 대학생이 되었다는 명분 아래에 무작정 놀았던 저에게 이렇게 많은 과목들을 공부한다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라는 말이 있듯 다시 찬찬히 수업을 들어가며 공부를 시작하니 나름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고 드디어 의학적인 지식을 배운다는 기분에 들뜨기도 했습니다. 해부학의 꽃인 소위 '땡시(한 문제당 시간을 짧게 주고 바로 다음문제로 넘어가는 시험 방식)'라 불리는 시험을 치르며 의대생의 공부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기도 하였고 본과 2학년 때 총 17과목의 임상과목을 배우면서 '의대생 공부량'에 대해 절실히 느끼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수업과 2주마다 치뤄지는 시험이 가끔은 숨막힐 때도 있었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의사'라는 직업에 걸맞은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생각합니다.마지막 본과 3학년, 4학년에는 병원에 임상실습을 나가면서 '가운의 무게'에 대해 생각하였습니다. 병원에 가운을 입고 돌아다니면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됩니다. 처음에는 무언가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들키기 싫어 숨어 있기 급급했습니다. 그럴수록 스스로 '빈껍데기'가 되기 싫어 더 열심히 배우고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나 병원 실습을 돌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깨달은 점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었습니다.의사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찰하며 어떻게 검사하고 치료할 것인지 결정해야하는 직업입니다. 그 과정에선 정말 위급한 환자를 대하며 다음 스텝을 정해야하는 결정적 순간들도 있습니다. 그 순간에 조금 더 나은 결정을 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선 먼저 내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나와 환자에게 올바른 선택인지 평소에 잘 생각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어떤 걸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를 안다면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신념대로 올곧이 나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생각해보면 저의 의대생 시절은 어떤 의사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막연히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의대, 그리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의대생 시절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 되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할걸, 조금만 더 열심히 놀걸 하는 후회는 약간씩 있지만 의대에 들어온 걸 후회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게 얼마나 고귀한 일이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는 게 얼마나 값진 일인지 알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앞으로도 저는 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저 자신을 돌이켜보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윤곽이 분명하지 않은 의사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고민을 하다 보면 차차 그 윤곽이 선명해지는 날이 올거라 생각하면서요.
2023-09-25 05:00:00오피니언

의대생 우울증,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메디칼타임즈=이동훈 학생(충남의대) 개강을 했다, 지난 주에. 아니 어쩌면 지지난달에.9월을 맞이하며 캠퍼스는 다시 학생들로 분주해지고 있다. 동아리와 동문회, 각종 모임이 개강 총회를 준비 중이다. 충남의대가 위치한 대전시 궁동과 오류동, 혹은 대흥동에서는 의과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고민과 어려움,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예과생들은 어떻게 해야 F를 받지 않고 진급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고 본과생들은 공부 중인 과목의 어려움을 토로할 것이다. 실습을 돌고 있는 학생들은 지금 도는 과가 출근을 몇 시에 하는지, 케이스 발표를 몇 시까지 준비했는지를 불평하며 또 한편으로는 쉬는 날에 어떻게 놀았는지 자랑도 할 것이다.그리고 마지막으로, 본과 4학년 선배들은 각자의 실기시험 준비 방식과 시험 후기를 나누며 필기 시험 공부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시험 이후에는 어떻게 쉬어야 할지 계획하지 않을까 싶다.의과대학 생활은 시험과 평가의 연속이다. 타 전공 대학생보다 많은 이수학점과 유급제도, 촘촘한 시간표와 방대한 학업량, 그리고 짧은 방학을 경험한다. 때로는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압박을 호소하기도 한다. 본과생 7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본과생 중 6.4%는 지난 1년 동안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를 경험했으며 6%는 경도 우울장애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는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른 우리나라의 우울장애 1년 유병률인 1.7% 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이다.따라서 의과대학생의 우울증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 차원에서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한 7대 생활 수칙을 소개하고자 한다.1. 친구,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우울한 사람은 자신의 주변 환경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지적 왜곡을 하게 된다. 동시에 친구, 가족 등 사회적 관계에서 위축되고 고립되기 마련이다. 이때는 평소 자신을 이해해 주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해서 약속을 만드는 것이 좋다. 함께 취미 생활이나 즐거운 일을 할 수도 있으며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면 감정 관리에 효과적이다. 만약 부담스러울 경우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상황을 반추해 보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2. 규칙적인 운동 하기운동은 건강한 사람의 우울증 발병을 예방하고 우울증 환자의 우울 증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주 1시간 이상 운동하면 운동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 발생률이 44% 감소한다. 적어도 주 3회 이상, 30~40분 정도 약간 숨이 차는 정도의 신체 활동(걷기 등)을 할 것이 권고된다. 예비 심박수의 70-80%에 해당하는 강도의 중등도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주 2회 정도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우울증상 조절에 더 효과적이다. 우울증상에 대한 운동의 효과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지속할 때만 유지되므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3. 음주 피하기알코올 문제는 우울증과 흔히 함께 나타난다. 음주가 잦거나 과음을 하면 점점 기분이 우울해진다. 기분을 조절하고 불안을 줄이기 위해 다시 술을 마시지만 진정 효과는 일시적이다. 따라서 최대한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음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공복 상태의 음주를 피하고 안주를 많이 먹고 사이사이에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최소한 주에 2-3일 이상 음주하지 않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우울할 때 음주를 하는 습관이 있다면 3-4주만 술을 끊어도 점차 기분이 회복될 수 있다.*의대생이라면 신경정신의학 3판의 Chapter 22 물질 관련 및 중독성 장애 파트 및 DSM-5의 알코올 사용장애 진단기준을 읽어보고 AUDIT-K로 스스로의 음주습관을 평가해 보는 것도 좋다.4.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하기건강한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은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중심으로 식단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과식을 하거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과 비만의 위험이 커지고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5. 건강한 수면 습관 지키기불면은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이며 불면증과 우울증이 공존하는 경우도 많다. 잠자기 전에 태블릿 PC,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누워서 사용하는 것은 수면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 또한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잠자기 4~6시간 전에는 커피, 콜라, 녹차, 홍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을 피하자. 그리고 잠자기 전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음식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낮잠은 되도록 자지 않고 깨어 있도록 노력하며 꼭 필요하다면 오후에 15분 내외로 낮잠을 자자.*의대생이라면 신경정신의학 3판의 Chapter 19 수면-각성 장애 파트에서 올바른 수면 위생이 무엇인지 복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6. 치료에 긍정적으로 참여하기우울증은 생물학적 취약성과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와 정신-심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단독으로 시행할지, 병행할지는 환자의 증상, 경과, 인지 기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 만약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이 있을 경우 약물치료와 정신-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때 약물 부작용이 있더라도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기 보다는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7. 경고 신호 가볍게 여기지 않기자살시도는 갑작스럽게 일어나지 않는다. 자살생각, 자살계획, 자살시도 3단계를 거치게 된다.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 자살 방법을 찾고 계획을 세우는 모습 등은 자살이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며 고통스러운 마음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자살 계획 여부, 자살 시도 경험 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개강을 했다. 일상으로 돌아가며,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해보기를 권한다.[1]대한의학회*질병관리청, 나와 가족을 위한 우울증 예방과 관리 정보, 2023[2]대한의학회, 일차 의료용 근거기반 우울증 임상진료지침, 2021[2]전국 의과대학생 정신건강실태조사 보고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2007
2023-09-18 05:00:00오피니언

이달부터 40일 동안 의사국시 실기시험 치러진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9월 1일부터 40일 동안 의사국시 실기시험이 치러진다.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이달부터 11월 3일까지 40일 동안 제88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국시원 실기시험센터에서 치러진다고 4일 밝혔다.의사국시 실기시험은 실기시험센터 3곳에서 주마다 이뤄지는데 첫 시행일은 2사이클이 진행돼 60명이 시험을 치른다. 주별 둘째날 이후 시행일부터는 3사이클이 진행돼 시행일마다 90명의 응시자가 시험을 친다.의사국시 실기시험 접수자는 총 3236명이며 응시자는 무작위로 배정된 시험일 및 사이클에만 응시할 수 있다.실기시험 합격자 결정은 의대 교수로 구성된 합격선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합격점수 이상을 득점한 사람으로 한다.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 예정일은 12월 1일이고 국시원 홈페이지 및 문자메시지로 발표한다.
2023-09-04 20:52:31정책

엄마 탓이 아니에요

메디칼타임즈=분당차병원 소아응급센터 박수현 교수 의과대학 실기 시험에 '나쁜 소식 전하기'라는 항목이 있다. 일반적 응급실에서는 주로 심정지 환자나 말기 암 환자, 패혈증 환자 등에서 죽음이나 짧은 기대여명을 전달할 때 쓰인다. 하지만 소아응급실에서는 '폐렴', '요로감염', '맹장염', '장중첩증', '뇌수막염'과 같은 일반적인 진단명을 전달할 때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세상이 무너지는 거 같은 표정을 짓는 보호자들이 많다. 캐나다의 전문의이면서 의료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롭 버크만은 나쁜 소식은 환자의 미래에 대한 전망에 큰 영향을 끼치는 모든 정보라고 정의하였다. 즉, 환자나 보호자의 기대에 어긋나는 사실은 모두다 나쁜 소식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작은 아기가 요로감염이라고 진단하면 절반에 가까운 엄마들은 "제가 아기 기저귀를 잘 못 갈아준 것인가요? 아니면 밑을 잘 닦아주지 못해서 그런 건가요?" 라고 묻는다. 보호자는 시간을 되돌려 보고 되돌려 보면서 이 작은 아기가 겪는 고통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장중첩증이나 맹장염 혹은 다른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진단명은 더하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으면 엄마들은 대부분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아이가 먹은 음식이나 아이의 생활 습관들 중 엄마가 실수 한 것이 있는지를 되새기고, 일을 하는 엄마의 경우 자신의 부재로 인하여 아이가 방치된 거 아닌지 자신의 탓을 한다.아이에게 크고 안정적인 존재인 엄마의 부정적 감정은 아이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든다. 낯선 병원에 와서 진료와 검사 과정을 겪은 아이들은 안 그래도 긴장감이 높은 상태이다.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질환임에도 엄마의 반응을 통해서 굉장히 큰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보호자의 자책은 아이가 치료되는 과정에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성적인 판단과 사고를 저해하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현실을 부정하면서 다른 방법을 찾고 싶다고 치료 거부, 치료 지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울함의 감정은 자책을 넘어서 다른 이에게 투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부싸움, 고부간 갈등, 그외 다른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과 원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많은 경우에서 병원 안에서는 의료진에게 그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작고 불쌍하고 연약한 아이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할 거 같은데, 그것을 병원 안에서 표출하다 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분출되게 되는 것이다. 지나치게 과도한 요구로 이어지거나 의료진을 싸워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 적대하게 된다. 응급실 내 환자가 많은 상황에서 우리 아이만 봐 달라고 5분에 한번씩 의료진을 부르는 경우도 있고, 의료진이 늦으면 아이를 방치했다고 화를 낸다. 아이 코를 빼 달라, 침대가 불편하다고 하거나 아이가 먹고 싶은 특정 음식을 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수액을 잡기 위해 신중하게 보고 있는 간호사에게 애를 얼마나 울려야 직성이 풀리겠냐고 소리를 지르고, 수술을 위해 금식해야 한다는 의사에게 애를 굶겨 죽일 생각이냐고 욕을 하기도 한다. 중증 질환 아이 대신 무조건 자기 아이를 봐 달라고 터무니 없는 요구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세상에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냐고 반응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정말 어쩌다 한번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매 근무때마다 접하는 보호자 중 한 명이다. 부부가 이혼을 할 때 큰 사건이 생겨서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서 양말을 뒤집어 벗거나, 수도꼭지를 잘 잠그지 않는 등 아주 사소한 문제들이 쌓여서 헤어질 결심을 한다고 한다. 의료진도 마찬가지다. 큰 사건을 겪으면서 사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극 소수이다. 대부분은 사람들의 비난과 욕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받아내면서 점점 마음이 깎여 나가고, 그 마음이 조금도 남지 않게 되면 사직을 결심하게 된다. 일하면서 주변에 많은 간호사들과 의사들이 상처를 받고 현장을 떠나는 것을 목격했다. 남은 이들은 마음이 다 깎여 남아있지 않은 그들을 붙잡을 수가 없다.이 슬픈 비극과 같은 사건의 중심에는 보호자의 자책감이 숨어있다. 조금만 더 빨리 알았으면, 혹시라도 부모가 아이 아픈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닌지, 아이 옆에 있어주지 못해 이렇게 된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면 후회되는 일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아픈 아이 옆에서 보호자들은 연거푸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를 반복한다. 아이들은 어른처럼 아픈 것을 엄청 참지 못한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대신 아픔에 솔직한 것이 아이들의 특징이다. 엄마, 아빠가 인지한 그 순간이 중요한 것이니, 지레짐작해서 후회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일하는 엄마, 아빠가 일하는 대신 아이 옆에 있었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질환은 별로 없다. 대부분 아이들의 질환은 예측도 어렵고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 아이들의 질환은 절대 엄마나 아빠 탓이 아니다. 아직은 양육자의 도움이 있어야만 생활이 가능한 지극히 의존적일 수 밖에 연약한 존재인 아이가 아프니 지켜주지 못한 것 같고, 건강하게 키워주지 못한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다. 부모라면 이 마음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자책을 하기 보다 우리 아이가 아픔을 이겨내고 잘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그 순간 부정적인 감정을 보여주기 보다 사랑으로 안아주고 옆을 지켜줘야 한다. 그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들이 의료진에게도 힘이 되고, 아이 또한 안정되고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적절하게 치료 받고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되리라 믿는다."절대 엄마 탓이 아니에요.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에요. 탓하기 보단 한번 더 안아주세요. 옆에서 지켜주세요."
2023-08-14 05:00:00오피니언

환자와의 교차점에서 바라본 의료라는 바다

메디칼타임즈=박수연 학생(연세원주의대) 본과 진입 후 2년간 의학을 배우다 보면 처음에는 선상으로 놓여 있던 지식들이 평면좌표계 위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특정한 질병의 역학, 병태생리 등 기초적인 부분에서부터 징후, 임상증상, 예후 평가, 치료 방침 등에 대해 직선 루트를 쭉 타고 달린다. 그러다가 하나의 주소(Chief Complaint)로 내원한 환자에게서 여러 질환을 추론해야 하는 증례바탕 학습을 하면 여러 개의 직선이 교차하는 한 지점, 그리고 다시 뻗어나가는 각각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호흡곤란으로 내원한 환자에게서 원인으로 기흉, 천식, 심부전, 폐색전증, 만성폐쇄성폐질환을 떠올리는 것은 교차점에서 여러 개의 선을 떠올리는 귀납적 사고가 이러한 예이다. 여러 개의 원인이 하나의 징후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각 질병이 나타내는 특징들에 근거해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기흉, 천식, 심부전, 폐색전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질환이 호흡곤란이라는 하나의 주소로 나타나더라도 호흡곤란의 양상이나 동반되는 증상에는 차이가 있다. 즉 선이 뻗어 나가는 방향은 다르기 때문에 감별을 위한 질문을 하다 보면 여러 개의 단서를 조합해 방향성을 추려 나가고 답에 도달하게 된다.그러다 임상의학 실습생이 되어 임상현장을 엿보게 되면, 우리가 직면하게 된 세상은 결국 평면좌표계가 아닌 입체적 공간임을 깨닫게 된다. 교수님의 전공 분야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외래 참관에서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은 언뜻 비슷하게 보인다. 몇 가지 주소로 병원에 찾아와, 비슷한 질환군의 감별을 위해 비슷한 검사를 받고, 비슷한 치료를 받고 입원 혹은 외래로 경과를 지켜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증례 발표를 위해 한 환자에 대해 깊이 공부하다 보면 결국 내가 생각하는 전형적 상(像)과 일치하는 개인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질병의 예후, 예상되는 치료 반응 및 부작용 등은 개인마다 다르기에 각 환자에 대해 어떠한 치료를 적용해야 할 것인지를 의학적 차이에 기반해 결정하는 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시대에 너무나도 당연한 말일지 모른다. 동시에 '개인 차이'라는 짧은 구절로 환원되었을 그 안의 무수한 삶의 궤적을 떠올려 보면 필연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아직 의학이 드넓은 바다처럼 느껴지는 의학도의 입장에서 나는 알고리즘으로 단순화하여 생각하고만 싶고, 무수한 예외를 헤아리기 앞서 전형적인 상에 대해 공부함으로써 중심을 다잡고자 했다.그러나 병원에서 마주친 환자들은, 교과서에 등장한 모형이나 알고리즘 밖의 존재, 한 명 한 명 삶의 궤적이 선명한 이들이었다. 질환에 대해 공부할 때 주호소(Chief complaint)가 교차점이었듯 환자 한 명 한 명 역시 그들의 삶의 궤적에서 잠시 병원이라는 지점을 지나면서 나와의 교차점이 생겼을 뿐 이곳을 지나기 전의 과거, 이곳을 지나고 나서의 미래가 존재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 문득 의학이 아닌 이 의료현장이 바다처럼 느껴졌다. 다양한 삶의 층위가 존재하고 그 안에서 무수한 교차점이 별빛처럼 반짝이는 바다처럼. 학생들은 밀려드는 정보의 홍수에 피로가 쌓이면서도 환자의 아픔을 위로하고, 때론 그저 함께 있어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기실 의료현장은 이러한 감상에 젖을 새 없이 숨가쁘게 돌아간다. 결국 실습생들이 평가를 받는 도구는 시험이고 의사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하는 관문도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이라는 점에서 교과서 밖의 임상실습에서 느끼는 감상은 무용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교과서를 토대로 나를 쌓아 올렸던 강의실에서 벗어나 실제 세상을 직시하다 보면, 가운의 무게와 나의 중심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아직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지 않은 시점에 환자와의 교차점에 서서 의료를 바라보는 경험은 교과서 너머의 세상을 바라보고 그 깊이를 느끼도록 하는 비의료인의 입장에 서 있는 학생이 의료인으로 나아가는 관문 중 하나다. 실습이라는 교차점을 지나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일선에서 이루어지는 의료를 배우며 흡수하게 되면 방향은 다르더라도 각자 자신의 중심과 궤적이 있는 의료인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2023-08-14 05:00:00오피니언

국내사 구조 조정 청사진부터 내놔야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최근 돈줄이 마르면서 '허리조이기'에 나서고 있다.지난 몇 년간 R&D(연구개발)에 자금을 쏟은 가운데, 기업 매출 등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 데에 따른 것이다. 허리조이기에 나선 대표적인 기업을 꼽는다면 '일동제약'이다.앞서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경영쇄신을 목적으로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ERP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 ERP는 상당수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후문이다.여기에 최근 일동제약은 금융기관 메리츠증권을 통해 300억원을 단기차입하기로 결정했다. 자기자본(1982억원) 대비 15%에 해당한다. 이번 결정으로 회사 단기차입금은 130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늘어, 관련 이자 부담도 늘게 됐다. 회사는 운영자금 및 기존 차입금 상환 등 목적으로 단기차입을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일동제약 차입에 따라 지주회사 일동홀딩스는 서울 양재동 소재 사옥(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다.또한 국내 최대 매출을 다투는 상위 제약사 계열사 A사도 최근 임직원들에게 구조조정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을 올려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A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가 판단하는 적정인원이 감축되지 않을 경우 경영상 해고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서둘러 회사 현재 상황보다 강한 어조로 안내문이 발표됐다며 서둘러 구조조정 사실을 진화했다.이 밖에 또 다른 국내사도 경영상에 부담을 느껴 자사 영업 인력을 감축, 영업대행업체(CSO) 활용을 고민 중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신약개발 R&D를 과감히 투자하면서도 매출 면에서 '적자'에 허덕였던 결과가 최근 경영 상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형국.이 같은 주요 국내 제약사 구조조정의 목표는 경쟁력 있는 기업회생에 있을 것이다. 물론 구조조정을 열심히 하는 기업마저 부실기업으로 낙인찍어 버린다면 어느 기업도 구조조정에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조조정 사실을 공개적으로 선언,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만으로 볼 일은 아니다.다만, 비용절감의 극약처방으로 'ERP'를 적용하면서 유능한 핵심 인재가 유출되고 경쟁력이 약화되는 필연적인 일은 기업이 감수해야 하면서도 막아내야 할 일이다.그렇다면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상 '해고'라는 험악한 말이 우선되기보다 환부는 정확히 도려내고 새살이 날 수 있도록 기업 회생의 근본적인 청사진부터 제시하는 것이 어떨까. 인건비 절감은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이다. 인재가 결국 기업의 미래인 만큼 핵심인재 유출을 막아낼 혜안을 마련할 때다.
2023-07-24 05:00:0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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